[Q&A] 부모, 가족과의 갈등 사례에 대한 고민상담
"안녕하세요, 명상앱 마보의 마보지기 유정은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할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마음챙김 명상을 알리는 일을 시작하면서 깨달은 것은 ‘세상에 자신의 부모에게서 아무런 상처를 받지 않은 사람은 정말 드물겠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아버지와의 관계로 갈등을 겪는 K님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부모, 가족과의 갈등 사례에 대한 고민상담
K님의 사연
마보지기님 요즘 저는 고민이 있어요. 저는 아빠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엄청 큰 사람이었어요. 제 기억의 아빠는 책임감 없고 능력 없고 술밖에 모르는 사람이 였거든요. 저희 아빠는 약 3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드셔왔어요. 알코올중독이신거겠죠? 아빠는 가장의 책임을 회피하셨고 매일 술만 드시면서 자기 인생을 갉아 먹었어요. 저는 중학교때 부터 아빠와는 떨어져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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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3~4년 전. 아빠는 10년에 걸친 혼자만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오게 됐어요. 아빠가 다시 돌아오게 된 당일 저는 그때의 고통을 다시 경험했어요. 집이 너무나 숨이 막히기 시작했고 불면증은 다시 돌아와 밤새 아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정말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어요. 그 10년의 세월의 벽은 너무 컸고 저는 견디기 힘들었어요. 같이 지내지 않던 아빠와 지내게 되니 너무 힘들었거든요. 가뜩이나 아빠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매일 집에서 술만 마시고 무능력하게 사회생활도 안하고 집에만 있는 걸 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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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편지를 써볼까 아님 대화를 해볼까 계속 고민을 해봤지만 괜히 잘못하면 또 화를 내고 소통이 안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너무나 조심스럽고 두렵습니다. 아빠가 술을 드시는 날이 날이 갈수록 느는데 저는 그냥 기다리기만하는게 맞을까요? 저는 아빠가 술도 좀 줄이시고 슬슬 일자리도 구하셔서 일을 하셨으면 하는데 그게 저의 큰 욕심일까요?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게 맞을지, 만약 제가 아빠께 바라는게 욕심이라면 저는 어떻게 생각을 바꿔야할지 조언을 구합니다.

마보지기의 답변
K님의 이 사연을 읽으며 저는 자신뿐만 아니라 아버지 또한 고통에서 자유롭기를,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자비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리 미워도, 나에게 고통을 줘도 아버지는 또 내가 사랑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K님에게 제가 드린 답장의 일부분을 마보 가족분들과 공유합니다.
K님, 우리는 때로 우리의 선한 의도가 옳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의 의도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가까운 사람일 수록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지죠. 저도 부모님이나 동생을 보면서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믿을 때 '그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어요. '엄마, 아빠라면 당연히…가족이라면 당연히…' 이런 내 마음의 잣대를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면, 지금 이순간만큼은 그런 잣대를 내려놓고 나의 부모님이나 가족을 그냥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와 같은 한명의 미숙한 사람으로 바라봐주세요.
섣불리 아버지를 용서한다거나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이 순간, 아버지가 하는 행동을 K님의 '아빠'가 아닌 '인생에서 많은 실패를 겪고, 가족을 떠나서 살아야 했던 한 남자'로 봐주세요. 그리고 K님 스스로도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에 고통을 겪은 딸' 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용기있으셨던 어머니에게 사랑받으며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보기 시작해주세요.
우리가 어떤 배역을 맡으며 살아갈 것인가는 사실 우리가 머리 속에서 나를 어떻게 보느냐와 관련이 있답니다. 나를 희생자, 피해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면 지금 이 순간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K님이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이제 성인이 된 우리는 부모님의 삶과 우리의 삶을 서서히 올바르게 분리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답니다. 그건 아마도 부모가 우리의 삶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 처럼 우리도 부모님의 삶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가르침일 거예요. 부모님을 존경하면서 사랑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 꼭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존경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도, K님도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그 방법을 현명하게 찾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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